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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쟁점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담배일까? 아닐까?

by 레몬컴퍼니 2024. 5. 21.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는 담배일까? 아니다. 법적으로는 담배가 아니다. 법적으로 담배는「담배사업법」에 정의되어 있는 것만 담배다.

담배사업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담배"라 함은 연초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씹거나 또는 냄새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담배에 세금을 매기기 위한 「개별소비세법」과 「지방세법」에서는 담배를 "연초(煙草)의 잎이 아닌 다른 부분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까지 포함시켜 담배의 범위를 확대 적용해서 과세하고 있다.

합성니코틴이란?

결국 이 말은, 연초(煙草)의 잎, 줄기, 뿌리로 만든 것만 (넓은 의미에서)법적으로 담배라는 뜻이다. 따라서 연초가 아닌 합성 화학물질로 만든 액상 전자담배(합성니코틴)는 담배가 아니다. 당연히 담배에 붙는 세금도 없고, (경고 문구 등)담배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 2025년 11월부터 시행 예정인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도 아니다.

구분 연초(천연니코틴) 합성니코틴
줄기, 뿌리 (인공 화학물질)
담배사업법 정의 포함 불포함 불포함
담배 규제 적용 미적용 미적용
담배 과세 과세 과세(2019년 이후) 비과세

▶합성니코틴도 담배다; 최혜영 의원 「담배사업법」 개정안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현행 규정을 바로잡기 위해 최혜영 의원이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2020년 7월)했다. 개정안은, 실질적인 담배로 이용되고 있지만, 담배의 정의에서 제외된 (합성니코틴 등)유사담배를 현행법상 담배의 정의에 포함시켜 이를 관리하자는 것이다.

최혜영 의원 대표발의_담배사업법 개정안

조문구성도 단순하다. '연초의 잎'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현행 담배의 정의를 '연초나 니코틴'으로 개정하여 연초의 잎은 물론 줄기나 뿌리에서 추출한 니코틴도, 천연니코틴 뿐만 아니라 합성니코틴도 모두 담배에 포함시키자는 취지다.

최혜영 의원_담대사업법 개정안_신구조문대비표

이 담배사업법 개정안은 21대 국회가 시작된 직후 발의되었으나, 21대 국회가 곧 끝나는 지금까지도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중이다.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에서 3차례 논의되었으나,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어떤 쟁점이 있는 것일까?

▶합성니코틴은 담배가 아니다; 기재부의 주장과 근거

합성니코틴 전자담배를 법적으로 담배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 그간 담배사업법 개정안을 심의한 기재위 경제재정소위 회의록을 바탕으로 이 문제에 대한 기재부의 인식을 살펴본다.

 

①합성니코틴은 안전성 검증이 안돼 담배로 포함할 수 없다

2023년 11월 21일_기재위 경제재정소위회의록_발췌

합성니코틴의 독성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기때문에 담배로 포함시켜 규제하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안전성도 검증되지 않은 유사담배가 대량 유통되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안전성이 불확실하다는 기재부 입장이 맞다면, 합성니코틴 제품의 유통 자체를 아예 금지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점이 남는다.

 

②합성니코틴은 담배가 아니라, 유해물질로 관리하면 된다

2020년 11월 18일_기재위 경제재정소위회의록_발췌

합성니코틴은 이미 유해(유독)물질로 규제받고 있기때문에 단속을 해야할 일이지, 담배에 포함시켜 규제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지금 문제는 합성니코틴으로 만든 완성품 전자담배의 규제공백인데, 왜 여기에 원료에 대한 규제를 끌어들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외국에서는 어떻게 규제하나?

미국이나 EU 대부분의 나라는 합성니코틴 전자담배에 대한 규제 또는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은 2022년부터 합성 니코틴을 담배에 포함해 규제하고 있고, 캐나다는 니코틴 포함 여부에 관계없이 베이핑(Vaping) 제품을 담배와 유사하게 규제하고 있다.

▶합성니코틴은 얼마나 유통될까?

좀 오래된 자료이기는 하나 국회 기재위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전자담배 용액 중 현행법상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비과세된 니코틴은 2019년 기준 417톤(2,882만 3천달러 규모)이 수입되었다. 증가추세로 보면, 현재 막대한 양이 수입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담배사업법 개정안_기재위 검토보고서_2020년 9월

▶22대 국회에서 합성니코틴은 담배가 될까?

최근 담배사업 주무부처인 기재부와 보건복지부가 22대 국회에서 담배사업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보도되었다. 아마도 담배 원료 범위에 연초 잎 뿐만 아니라 줄기·뿌리 및 합성니코틴까지 포함시켜 관리·감독을 하겠다는 입장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법 개정을 위한 '각종 연구용역을 추진한다'는걸 보면 이 문제에 대해 빨리 결론낼 의지는 없어보인다.(공무원들에게 용역은 일종의 만병통치약이다.) 이미 4년을 방치한, 지금 당장의 합성니코틴 규제 공백을 어떻게 메워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