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료법」, 「약사법」 개정안(김윤)
혹시 '쇼닥터 Show Doctor'라고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쇼닥터’란 의사 신분으로 방송 등에 출연해서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에 대해 선전하거나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등 허위·과장 광고를 일삼는 의사라고 한다. 방송에서 황당쇼를 벌이는 의료인들인데, 이를 엄격하게 규제하자는 법안이 발의되었다.
▶황당쇼의 사례들
이 법안을 발의한 김윤 의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소개한 쇼닥터의 황당쇼는 이러한 것들이다.
- 2023년 8월, 케이블채널 / 퇴행성 관절염으로 기능성 깔창을 사용하는 사람을 소개하면서 한의사가 해당 제품을 치료에 효과가 있는 의료기기인 것처럼 설명
- 2023년 9월, 종합편성채널 / 사과분말을 먹은 사람의 탈모 예방 효과에 대해 방송하면서 가정의학과와 피부과 전문의가 출연하여 사과의 성분이 두피 세포와 모발의 성장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
이게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방송에 출연해서 거짓정보를 가지고 떠들다가 자격정지(1개월) 처분을 받은 사례도 있다.
- 2015년, 한의사 / 쌍둥이 임신이 가능한 달이 있다며 특정한 달에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60%라고 설명
- 2016년, 의사 / 당뇨병 치료방법 중 인공췌장기 치료를 하면, 췌장기능을 회복해서 완치가 될 수 있다고 언급
- 2016년, 의사 / 고강도 집중형 초음파를 이용해서 피부, 근육, 혈관, 신경의 손상 없이 지방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고 소개
▶쇼닥터의 '황당쇼'를 처벌할 수 없나?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법 제66조(자격정지)에 따라서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하면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의료법 시행령」(2015. 9. 15. 개정)에서는 방송‧신문‧정기간행물을 통한 거짓‧과장 정보 제공을 '의료인의 품위손상 행위' 유형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윤 의원, 의료법·약사법 개정안
김윤 의원의 법안은, 의료인이 방송에서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련 상품을 홍보하는 행위가 시청자들의 피해는 물론 의요인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바, 기존의 처벌 규정을 좀 더 구체화에서 법률에 명시하자는 취지로 보인다.
이 법안에서는 제57조의4(거짓 정보 제공 금지 등)를 신설하여 "의료인이 방송·신문·인터넷신문·정기간행물·그밖의 인터넷 매체를 통해 건강관리에 관한 거짓 정보(식품 효능에 관한 거짓 정보 포함)를 제공하면 안된다."고 명시하고, 이를 위반시 1년 이내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키도록 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하여금 이와 관련된 모니터링을 하도록 했다.
▶21대국회 발의 경과 및 폐기사유
이 법안은 21대국회에서 김상희 의원이 발의한 바 있으나 폐기된 전력이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이 법안의 통과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현행 의료법과 시행령에 비슷한 규정이 있는데, 이를 굳이 의료법에 별도로 규정해야 할 필요가 있냐는 태도였다. "모니터링"을 해야 한다는 업무부담도 작용했던 것 같다. 한국방송협회는 의료인들의 방송 출연 의지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이 법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개진했다.
▣ 현행법에 따라 적극적 규제했어야
쇼닥터의 황당한 의료정보 쇼에 대해서 현행법으로도 규제가 가능하다는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이런 사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위반자에 대해서 강력히 처벌했어야 했다. 방송사들도 마찬가지다. 거짓정보가 유통되지 않도록 스스로 철저히 관리했어야 한다. 만약 그랬다면, 이 법안은 다시 발의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22대 국회에서 이 법안을 심의할 때 보건복지부는 "현행법으로도 가능한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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