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애] 미국의 '플럼북' 우리도 만들자_국가공무원법 개정안

▶플럼북(Plumbook)이란?

플럼북의 정식 명칭은 '미국 정부 정책 및 직책 (The United States Government Policy and Supporting Positions)'이다. 책자 표지가 자두색이라 플럼북이라고 부른다. 플럼북은 미국 대통령 선거에 맞추어 4년마다 발행하는 인사지침서로, 대통령이 지명하는 직책 약 9,000개의 임명 방식과 조건 등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 상·하원이 인사관리처(OPM) 지원을 받아 발간한다. 근무지, 직책, 현직자, 임명방식, 급여시스템, 급여, 재임기간, 임기만료일 등을 기재하여 새 정부의 인사에 활용한다.

미국 플럼북(Plumbook)_미국 정부 정책 및 직책

▶김미애 의원, 한국형 플럼북 발간 법안 발의

미국의 플럼북을 우리도 만들자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이고 김미애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김미애 의원 프로필_출처: 대한민국국회 홈페이지

이 법안의 주요 내용은 "인사혁신처장은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지는 직위에 관하여 현직자 성명, 직무, 자격조건, 임명 방식·절차, 임기, 보수 등을 명시한 주요직위 명부록을 작성하여 대통령당선인에게 보고하고,  이후 국회에도 보고한다."는 것이다.

▶인사혁신처의 '국가주요직위명부'

인사혁신처 발간_국가주요직위명부

사실 우리나라에도 미국의 플럼북과 비슷한 것이 있기는 하다. 인사혁신처에서 발간하는 '국가주요직위명부'다. 별도의 근거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사혁신처는 4급 이상 주요 국가직위 명부를 작성하여 홈페이지 등에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요 직위자의 소속부서·직위명·현직자·직급·담당업무 및 사무실 번호 정도가 기재되어 있다. 김미애 의원이 발의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이를 확대하여 국가 고위직에 대해 임명 방식·절차·임기 및 보수 등 종합적인 정보제공을 통해 새정부가 고위공직후보자의 추천 및 임명에 활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국형 플럼북을 만들자는 법안이 처음 발의된 것도 아니다.

▶21대국회의 동일 법안은 임기만료로 폐기

발의의원 (발의일자)	이성만 의원 / 민주당 (2022-12-16)	정우택 의원 / 국민의힘 (2022-08-22)
법안명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작성 주체	행정안전부장관	인사혁신처장
자료 명칭	주요 직책 보고서	국가 주요직위 명부록
제출 시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제출하고 공개	대통령선거일 다음 날 공개
작성 내용	국가의 주요 직책에 관한 직무, 자격조건, 임명방식·절차, 임기, 보수 등	국가의 주요직위에 관한 직무, 자격조건, 임명방식·절차, 임기, 보수 등
주요 경과	2023-03-22 소위 회부	2022-11-16 소위 회부
방치 기간	434일	560일
최종 결과	임기만료 폐기	임기만료 폐기

21대 국회에서 정우택 의원과 이성만 의원이 한국형 플럼북을 만들자는 법안을 제출했다. 김미애 의원의 법안과 같은 내용이다. 그러나 21대국회의 두 법안은 발의된 이후 단 한차례의 논의도 하지 못하고 방치되다가 21대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당시 인사혁신처는 이 법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공무원제도의 운영체계 및 채용방식 등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형 플럼북, 21대 국회의 전철 밟지 않기를...

김미애 의원 21대국회 법안처리현황_출처: 잠자는 국회

한국형 플럼북의 발간은 의미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 않는가. 만약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에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사권 남용을 차단하는 효과도 가능하다고 본다. 문제는, 이 법안 역시 21대 국회처럼 발의만 되고 하염없이 방치되는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재수에 도전하는만큼 법률 개정을 위해 김미애 의원이 각고의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참고로 김미애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93건의 법안을 발의하여 36건을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