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이인영)
19대 국회부터 22대 국회까지 4대에 걸쳐 4수에 도전하는 법률안이 있다. 이인영 의원이 대표발의 한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이하, 생명안전업무 법률안)이다. 끈기인가? 오기인가? 아니면 다른 무엇일까?
▶이인영 의원의 22대국회 제1호 법안
2024년 7월 8일, 이인영 의원은 생명안전업무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인영의 22대국회 제1호 법률안이다. 이 법안은 산업현장에서 소위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란 기업들이 위험한 업무를 법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하청업체 노동자 등 외부에 떠넘기는 현상을 말한다.
이인영 의원은 이 법률안에서 사람의 생명·건강 등에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 등을 생명안전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해당 업무에서는 근로자를 직접고용하게 함으로써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높혀 산업재해를 예방한다는 취지다. 5선의원다운 통찰력을 담은 좋은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21대국회에서도 '1호법안'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생명안전업무 법률안은 21대국회(2020.5.30~2024.5.29)에서도 이인영 의원의 제1호 법안이었다. 2020년 6월 15일, 이인영 의원은 같은 법률안을 발의했으나 결국 21대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뭔가 활발하고 적극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이 법률안은 2020년 12월 3일,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법안심사 소위에서 잠깐 언급된 적은 있지만, 이후 단 한번도 제대로 논의된 적이 없다. 무려 1,272일 동안 방치되다가 결국 폐기되었다.
▶20대국회에서도 '1호법안'이었다
그런데 더 문제는, 이 생명안전업무 법률안은 20대국회(2016.5.30~2020.5.29)에서도 이인영 의원의 제1호 법안이었다. 2016년 6월 7일 발의한 이 법률안도 20대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이 당시에는 2016년 11월 21일에 소관 위원회인 환노위에 상정되어 소위 회부된 것이 전부다. 이후 아무 논의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1,285일 동안 방치되다가 결국 폐기되었다.
▶최초 발의는 10년 전 19대국회에서
그런데 더 더 문제는 이 법률안이 이미 19대국회(2012.5.30~2016.5.29)에서 발의되었던 법률안이라는 것이다. 이인영 의원이 생명안전업무 법률안을 최초 발의한 것은 2014년 10월 22일이다. 아마도 비극적인 세월호 사태를 계기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업무에 대해서는 기간제근로자, 파견근로자, 외주용역에 의한 인력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발의한 이 법안은 2015년 3월 2일, 환노위 소위에 회부된 뒤 아무런 진전이 없이 19대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되었다. 방치기간은 454일이다.
▶4수에 도전하는 이인영 발의 법률안 동기들
아무튼 이렇게 「생명안전업무 종사자의 직접고용 등에 관한 법률안」은 3수에 실패하고 4수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22대국회 이인영 의원의 1호법안 패키지 중 생명안전업무 법률 외 2건의 법안도 같은 경로를 거쳐왔다.
이인영 의원 대표발의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19대 국회부터 추진되었으나 계속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역시 4수에 도전하고 있다.
이인영 의원 대표발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역시 4수에 도전중이다. 결국 위 3개의 법률안은 10년째 계류중인 '4수 동기들'이다.
▶재수는 끈기, 3수는 오기, 그럼 4수는?
보통 '재수'에 도전하는 법률안은 매우 많다. 22대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들 중에 상당수가 21대국회에서 임기만료폐기된 법안들이다. 재수는 법안을 처리하고자 하는 '끈기'로 볼 수 있다. '3수' 법안은 흔치 않다. 좋게 보면, 반드시 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말겠다는 '오기'로 생각할 수 있다. '4수' 법안은 극히 이례적이다. 4수 도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끈기? 오기? 어쩌면 4수는 국회의원의 책임 방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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