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경호처는 폐지, 국회경비대는 신설?

▣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국회법」 개정안(이광희)

윤석열의 12·3 계엄선포와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 그리고 체포영장 집행과 대통령경호처의 저항.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면에서 관련 법률개정안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법을 고치는 데는 '순발력'보다, 충분한 고민과 검토 그리고 빈틈없는 준비가 훨씬 중요하다. 그런데 무슨 유행을 좇듯 경쟁적으로 법안발의에만 집착하다보니 좀 어리둥절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대통령경호처 폐지'와 '(무장)국회경비대 신설'이 그런 사례다.

대통령경호처는 폐지_무장 국회경비대는 신설

▣ 이광희 의원 발의, 대통령경호처 폐지 법안 & 국회경비대 신설 법안

이광희 의원은 윤석열 12·3 계엄선포 후인 2024년 12월 10일에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2025년 1월 8일에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광희 의원_국회법 개정안_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_발의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사무처 소속의 (무장)국회경비대를 설치하여 국회경호 업무를 맡기자는 것이다.  현재 국회경호는 국회에 파견된 경찰(국회경비대)이 수행하고 있다. 반면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현재 직할조직으로 되어 있는 대통령경호처를 폐지하고 경찰청 국가경호국에 경호업무를 이관하자는 내용이다. 다시 정리하면 국회경호는 경찰소관에서 국회 직할조직으로, 대통령 경호는 직할조직에서 경찰소관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광희 의원

▶국회 경호: 경찰소관→직할조직

현재 국회의 경호는 국회의장의 지휘를 받는 경위(국회사무처 소속 직원)와 국회경비대(국회에 파견된 경찰)가 맡고 있다. 경위는 건물 안, 국회경비대는 건물 밖을 담당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지난 12월 3일, 윤석열 계엄 선포 후 국회경비대가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차단하는 국회 보안의 구조적 문제를 노출시켰다. 이광희 의원은 이를 서울경찰청 소속의 국회경비대가 경찰청장의 지휘를 받기때문에 생기는 문제라고 보아, 국회 직속의 국회경비대를 설치하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현행 국회법	이광희 의원 개정안
제144조(경위와 경찰관)  ①국회의 경호를 위하여 국회에 경위를 둔다. ②의장은 국회의 경호를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국회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정부에 경찰공무원의 파견을 요구할 수 있다. ③경호업무는 의장의 지휘를 받아 수행하되, 경위는 회의장 건물 안에서, 경찰공무원은 회의장 건물 밖에서 경호한다.	제144조(국회의 경호)  ①국회의 경호를 위하여 필요 무장을 한 국회경비대를 사무처 소관에 둔다. ②의장은 국회의 경호를 위하여 필요할 때에는 국회운영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정부에 경찰공무원의 파견을 요구할 수 있다. ③국회경비대와 파견 경찰공무원의 경호업무는 의장의 지휘 · 감독을 받아 수행하되, 국회경비대는 회의장 건물 안팎에서, 경찰공무원은 회의장 건물 밖에서 경호한다. ④국회경비대는 국가공무원의 지위를 가진다. ⑤국회경비대 구성, 업무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은 국회규칙으로 정한다.

▶대통령 경호: 직할조직→경찰소관

대통령경호처를 폐지하거나 또는 경호대상 등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는 법안이 다수 발의되었는데 배경과 주요내용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하면 된다.

대통령경호처 대수술 법률안

대통령경호처 대수술 법률안

이광희 의원도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여기에서는 국회의 경우와 정반대로 현재 독립기구에서 수행하는 대통령 경호 업무를 폐지하고 경찰청 국가경호국이 수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통령경호처가 고유의 경호업무를 넘어 친위 사조직 역할을 하면서 과거 군사정권처럼 위법을 자행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3조(국가경호국 등) ① 경찰청에 대통령 등의 경호를 위하여 국가경호국을 둔다.

▣ 어느 장단에 춤을?

이광희 의원이 '국회법'과 '대통령경호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한 배경과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좀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버렸다. 의전서열 넘버1 대통령 경호는 직할조직에서 경찰로, 넘버2 국회의장 경호는 경찰에서 직할조직으로 변경하는 법안이 동시에 발의되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말인가? 이런 현상은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 경쟁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신속한 법안발의로 일단 주목을 끌려다보니 생기는 문제다. 국회의원이 법안을 발의할 때는 '빨리'보다 '신중하게'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